[컬럼]스토리텔링이란?|소설·드라마·웹소설·웹툰 작가가 이야기를 만드는 법

스토리텔링 활용법 컬럼


안녕하세요. 글로서기에서 소설 쓰는 법과 책 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등단 25년 차 소설가 방현희입니다.

2001년 등단해 2018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고, 그동안 소설과 에세이 20여 권을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한 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작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웹소설이 웹툰과 드라마로 제작되고, 영화에 등장했던 인물의 과거가 다시 웹툰으로 만들어집니다.


2026년 네이버웹툰·문피아 웹소설 공모전은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작에 웹툰 제작 기회를 제공하고, 모든 수상작을 영상화 등 OSMU 검토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영화 〈파묘〉의 인물과 세계관은 스핀오프 웹툰 〈맹종〉으로 이어졌습니다.


소설가와 웹소설 작가뿐 아니라 드라마 작가, 웹툰 스토리 작가, 시나리오 작가, 콘텐츠 기획자도 이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같은 소재가 소설로 출간되고, 웹툰과 드라마로 옮겨지며, 다시 영상과 게임으로 확장되는 일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처럼 이야기가 쓰이는 분야는 넓어졌지만, 모든 매체에서 같은 방법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소설에서는 인물의 생각과 기억을 문장으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배우의 행동과 대사, 장면이 놓인 순서가 중요합니다.


웹소설은 독자가 한 회를 읽은 뒤 다음 회차를 계속 읽을지 선택하는 형식이고, 웹툰은 컷의 크기와 배치, 세로 스크롤의 간격까지 이야기의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최근 작품들은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작품마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 정보를 밝히는 순서, 사건을 다음 장면과 회차로 이어가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소설 스토리텔링|같은 사건도 시점에 따라 다르게 읽힙니다


김애란의 2024년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비밀을 품은 세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세 인물은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지만, 각자 알고 있는 사실과 감추는 사실은 다릅니다. 한 인물의 사정을 알게 된 독자는 앞서 읽었던 다른 인물의 말과 행동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 인물의 시점을 사용하는 소설에서는 화자를 번갈아 등장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시점이 바뀔 때마다 독자가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있거나, 이미 알고 있던 사건의 의미가 달라져야 합니다.

작품을 다룬 비평들도 이 소설이 고정된 시점에서 사건을 보지 않고 각 인물의 시점으로 옮겨가며, 각 인물이 알고 있거나 얽혀 있는 사건을 예각으로 드러내는 과정을 중요한 특징으로 분석했습니다.

한 인물은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알지만 그 결과를 모를 수 있습니다. 다른 인물은 결과를 목격했지만 원인을 오해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인물은 사실을 알고도 자신의 책임을 감추기 위해 일부만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물마다 가진 정보가 다르면 같은 사건도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독자는 새롭게 드러난 사실을 통해 앞선 장면을 다시 보고, 인물 사이의 관계도 다르게 이해하게 됩니다.


소설가 지망생이라면 주요 인물마다 다음 내용을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이 인물만 알고 있는 사실

  • 이 인물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 다른 인물에게 숨기고 있는 사실

  • 독자에게 아직 보여주지 않을 사실

  • 진실을 알게 된 뒤 달라지는 판단

각 인물이 비슷한 정보와 해석을 갖고 있다면 여러 시점을 사용할 필요가 크지 않습니다.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받아들일 때 시점의 변화가 작품에 힘을 더합니다.


2025년 출간된 성해나의 소설집 『혼모노』에 실린 표제작 「혼모노」도 특정한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을 갈등 관계에 놓되, 두 사람의 존재 조건을 달리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정치, 세대처럼 동시대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추상적인 주장으로 설명하지 않고, 구체적인 인물의 생활과 관계 안에서 보여줍니다. 출판사 역시 이 작품집의 특징으로 치밀한 취재와 개성적인 인물, 지역·정치·세대를 가르는 경계에 대한 깊은 천착을 들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소설로 쓰려면 먼저 그 문제가 인물의 일상에 어떤 형태로 밀착되어 나타나는지 찾아야 합니다.

세대 갈등을 다룬다면 서로 다른 세대의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어떤 용어로 부르고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통해 각자의 첨예한 입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정치적 갈등을 쓴다면 인물이 어떤 집회에 참여했는지보다, 그 선택 때문에 가족이나 동료와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따라가야 합니다.

소설은 무엇이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그 사건을 인물이 어떤 언어로 기억하고 진술하는지 보여주는 형식입니다.



드라마 스토리텔링|한 회가 끝난 뒤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드라마에는 한 회 안에서 다뤄지는 사건과 여러 회에 걸쳐 이어지는 이야기가 함께 있습니다.

2025년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에서 경험을 쌓은 외과 전문의 백강혁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제대로 된 센터로 만들려는 과정을 그립니다. 작품의 공식 소개도 백강혁의 능력과 함께 팀원들이 생명을 구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과정을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각 회에는 새로운 환자와 의료 문제가 등장합니다. 한 회 안에서는 주인공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건이 해결되고, 그 과정은 팀원과 병원 조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전문직 드라마에서는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먼저 이번 회에 해결할 구체적인 문제가 있어야 합니다. 환자를 살릴 시간이 부족하거나, 기존의 방식으로는 원인을 찾기 어렵거나, 조직의 규정이 치료를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그 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관계나 상황에 변화가 남아야 합니다. 주인공을 믿지 않던 동료가 생각을 바꿀 수도 있고, 개인의 실력으로 해결하던 문제가 팀 전체의 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를 살린 대가로 병원 경영진과의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한 회의 사건이 끝난 뒤에도 관계와 상황에 변화가 남아 있어야 다음 회차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같은 해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 제주에서 2025년 서울까지 이어지는 애순과 관식의 삶을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보여줍니다. 두 사람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서로 다른 세대의 삶이 함께 이어집니다.

60여 년의 시간을 다루는 작품은 그동안 일어난 일을 모두 보여줄 수 없습니다. 누구를 만나고 떠나는 순간, 꿈과 가족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는 순간, 앞세대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삶에 남는 순간을 골라야 합니다.

긴 세월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전의 선택이 몇 년 뒤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벗어나고 싶었던 집이 나이가 든 뒤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포기했던 꿈이 자식에게는 이루어야 할 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장소와 사물이 시간이 지난 뒤 다른 의미를 갖게 되면 서로 떨어진 시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중증외상센터〉와 〈폭싹 속았수다〉는 장르도 다르고 전개 속도도 다릅니다. 하나는 빠른 문제 해결과 팀의 성장을 연결하고, 다른 하나는 오랜 시간에 걸쳐 가족이 내리는 선택과 그에 따라 달라지는 관계를 쌓아갑니다.

드라마의 회차를 짤 때는 두 가지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이번 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 일이 끝난 뒤 무엇이 달라지는가.



웹소설 스토리텔링|강한 설정을 장기 연재로 이어가는 방법


웹소설은 제목과 작품 소개, 첫 화에서 작품의 장르와 중심 상황을 비교적 빠르게 보여줍니다.

2026년 지상최대 웹소설 공모전 대상작 〈막장드라마의 엔딩에 빙의했다〉는 제목에서부터 막장 드라마와 빙의라는 장르적 요소를 제시합니다. 주인공은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이후 예상하지 못한 계승권을 얻고 권력 암투에 들어갑니다.

공식 심사 결과는 이 작품이 입체적인 정·재계 서사와 매력적인 인물을 함께 갖췄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밝혔습니다. 익숙한 빙의 설정을 제시한 뒤, 그것을 더 넓은 권력관계와 생존의 문제로 이어간 것입니다.


웹소설 작가 지망생은 ‘설정’을 만든 뒤 그 설정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다채롭게 이어갈 수 있을지 정밀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회귀한 인물이 미래를 알고 있다면 첫 번째로 무엇을 바꿀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그 선택으로 미래가 달라진 뒤에는 기존의 지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도 생겨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할수록 주인공이 책임져야 할 범위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웹소설을 길게 이어가려면 서로 다른 길이의 문제를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한두 회 안에 해결되는 문제, 여러 사건을 거치며 달라지는 인물과 관계, 작품이 끝날 때까지 남는 중심 문제가 함께 필요합니다.


전문직 웹소설이라면 몇 회 안에 직종과 관련된 어려운 의뢰나 복잡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실력을 인정받고 더 큰 조직이나 경쟁자와 만나게 됩니다. 작품의 플롯에는 주인공이 끝내 도달하려는 자리나 밝혀야 할 비밀이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매회 비슷한 적을 이기고 비슷한 보상을 얻는다면 이야기는 쉽게 반복되고 금방 탄력을 잃게 됩니다. 반대로 사건이 계속 바뀌는데 전체를 묶어주는 핵심 키가 없다면 독자가 장편을 끝까지 따라갈 이유가 약해집니다.


2026년 공모전에서 무협 특별상이 신설되고 무협 응모작이 1,400여 편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점도 눈에 띕니다. 익숙한 장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과 설정, 연재 방식 안에서 계속 변형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웹소설 쓰는 법을 공부할 때는 자신이 선택한 장르의 독자가 어떤 장면을 기다리는지 알아야 합니다.

무협 독자는 수련과 대결, 성취의 과정을 기다립니다. 로맨스판타지 독자는 두 인물의 관계와 주인공의 위치가 달라지는 순간을 기대합니다. 전문직물 독자는 주인공의 지식과 판단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 기대를 충족하면서도 같은 장면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웹툰 스토리텔링|익숙한 인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법


2026년 공개된 웹툰 〈맹종〉은 영화 〈파묘〉를 웹툰으로 다시 그린 작품이 아닙니다.

영화에 등장했던 무속인 화림과 봉길의 고등학생 시절,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을 다루는 스핀오프입니다. 본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던 두 인물의 과거를 새로운 이야기로 만든 것입니다.

이미 알려진 인물과 세계관을 확장할 때는 본편에서 해결한 사건을 반복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의 인물에게 중요한 상처와 관계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서로를 믿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본편에서는 잠깐 등장했던 인물이 같은 세계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스핀오프도 그 자체로 시작과 갈등, 결말을 가져야 합니다. 본편에 관한 부가 설명만 이어지면 독립된 작품으로 읽히기 어렵습니다.


영화의 인물과 세계관을 웹툰으로 옮길 때는 표현 방법도 달라집니다.

웹툰에서는 인물의 표정과 자세, 컷의 크기와 간격이 독자가 느끼는 시간과 긴장에 영향을 줍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작법 교육에서도 독자의 시선이 흐르는 방향, 칸의 역할, 말풍선과 효과음의 배치, 세로 스크롤에 맞는 호흡을 별도의 연출 요소로 다루고 있습니다.


웹툰 대본을 쓸 때는 대사만 적지 말고 장면이 화면에서 어떻게 보일지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인물의 감정을 대사 없이도 알아볼 수 있는지, 중요한 정보가 나오기 전에 독자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긴 여백을 사용한다면 그 여백이 기다림이나 불안을 만드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컷도 놀란 얼굴만 보여주는 데서 끝나서는 약합니다. 인물이 무엇을 보았는지, 그 사실 때문에 다음 회차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함께 떠올라야 합니다.



장르마다 독자가 기다리는 장면이 다릅니다


같은 사건을 다루더라도 장르에 따라 독자가 관심을 갖는 지점은 달라집니다.

로맨스에서는 두 사람이 만났다는 사실보다 두 사람의 거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중요합니다. 가까워지고 싶지만 가까워질 수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하고, 한 사람의 선택이 상대의 믿음과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판타지에서는 세계관의 크기보다 그 세계의 규칙이 인물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합니다.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누구를 살릴 수 있는지, 그 능력을 사용할 때 무엇을 잃는지 정해야 합니다.

미스터리에서는 범인을 감추는 일만큼 정보를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가 중요합니다. 초반에 보았던 행동이 뒤늦게 밝혀진 사실 때문에 다른 의미로 읽힐 때 반전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전문직물에서는 주인공의 지식과 능력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전문용어를 많이 쓰는 것보다 어떤 판단을 내렸고, 그 판단이 다른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보여주는 편이 중요합니다. 전문용어는 상황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해야 합니다.

가족 드라마와 성장소설에서는 작은 선택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 살펴야 합니다. 처음에는 하지 못했던 말을 끝내 건네거나,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 다시 돌아오는 일도 충분히 결말이 될 수 있습니다.

장르를 정했다면 그 장르의 독자가 기다리는 장면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 장면을 언제 보여주고, 작품이 진행될수록 같은 재미를 어떻게 다르게 펼칠지 정하는 것이 장르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 편의 이야기가 여러 콘텐츠로 이어지는 추세


최근에는 원작이 다른 매체로 옮겨지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가 캐릭터와 세계관을 직접 활용하는 형태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2026년 원작자가 승인한 웹툰의 장면과 캐릭터를 활용해 숏폼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컷츠메이크’를 출시했습니다. 이어 원작 캐릭터와 대화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거나 팬 스토리를 제작할 수 있는 AI 스토리챗 ‘바이어스’도 공개했습니다.

숏폼과 미드폼도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 형식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교육 과정에는 1~2분 숏폼 드라마와 10분 웹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 방법이 포함됐습니다. 짧은 영상에서도 인물과 갈등을 어느 시점에 보여주고, 어디에서 다음 질문을 남길지 별도로 배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작가 지망생에게 처음부터 모든 매체를 고려해 작품을 쓰라는 뜻은 아닙니다.

먼저 자신이 선택한 매체에서 인물과 관계, 세계의 규칙을 충분히 만들어야 합니다. 인물의 말투와 판단 방식이 분명해야 다른 상황에서도 같은 인물로 느껴집니다. 세계의 규칙이 일관되어야 새로운 작품과 스핀오프에서도 설득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려면 원작 안에 더 살펴볼 인물과 관계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첫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정해야 할 것


소설가와 드라마 작가, 웹소설 작가와 웹툰 작가 지망생이 모두 같은 형식으로 작품을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원고를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는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의 이야기인가

인물의 성격을 여러 단어로 적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현재 어떤 상황에 놓인 사람을 따라갈 것인지, 그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절실한지를 정합니다.


그 인물은 지금 무엇을 하려 하는가

행복해지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장면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누구를 만나려 하는지, 어디에 들어가려 하는지, 무엇을 되찾거나 감추려 하는지 구체적인 행동으로 적어봅니다.


첫 사건은 무엇을 바꾸는가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인물이 이전과 같은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면 중심 사건으로서의 힘이 약할 수 있습니다.

인물의 목표와 관계, 믿음과 사회적 위치 가운데 무엇이 달라지는지 확인합니다.


누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

주인공과 다른 인물, 독자가 가진 정보를 나누어봅니다.

독자만 알고 있는 사실, 인물만 알고 있는 사실, 모두가 잘못 믿고 있는 사실을 구분하면 장면 사이에 긴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선 선택이 다음 사건으로 이어지는가

작가가 새로운 장면이 필요할 때마다 갑자기 사건을 일으키면 장면들이 따로 움직입니다.

앞선 장면에서 인물이 내린 판단과 행동이 다음 문제를 불러오도록 연결해야 합니다.


첫 사건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가 계속되는가

드라마와 웹소설, 웹툰 연재를 준비한다면 특히 중요합니다.

한 번의 사건이 끝난 뒤에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직업과 관계, 공간과 세계의 규칙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왜 이 이야기를 이 매체로 써야 하는가

인물의 생각과 기억, 문장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면 소설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배우의 행동과 대사, 여러 회차에 걸친 관계의 변화가 중심이라면 드라마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회차마다 장르의 기대와 보상을 이어가려면 웹소설이 어울릴 수 있고, 시각적인 장면과 컷의 흐름이 중요하다면 웹툰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매체를 정했다면 그 형식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한 가지 이상 찾아보아야 합니다.


최근 작품을 통해 본 스토리텔링의 공통점

앞에서 살펴본 작품들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래도 실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되풀이되는 질문은 있습니다.

누구의 이야기를 따라갈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작품이 시작될 때 그 인물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보여주어야 합니다.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설명하지 않고, 인물과 독자가 알게 되는 사실을 나누어야 합니다.

사건을 겪은 인물은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그 행동으로 관계와 상황이 달라지고, 달라진 조건은 다음 장면과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소설은 이 과정을 시점과 문장, 기억과 내면으로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장면과 대사, 여러 회차에 걸친 관계의 변화로 보여줍니다. 웹소설은 장르의 기대를 빠르게 알리고, 짧은 문제와 장기적인 문제를 함께 끌고 갑니다. 웹툰은 컷과 이미지, 스크롤의 흐름으로 장면의 속도와 긴장을 만듭니다.


자신의 원고를 점검할 때는 인물과 사건, 플롯이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 작품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그 인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인물은 그 일 앞에서 무엇을 판단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 행동으로 상황과 관계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그 변화를 내가 선택한 매체에서 어떤 순서로 보여줄 것인가.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을 때 떠오른 소재와 설정은 실제 이야기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매체와 형식은 달라도 독자가 끝까지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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