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희 소설가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글이든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자기 생각을 드러낸다는 것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사소한 감정이나 의견조차 말을 통해 드러내지 못했던 어린 시절, 나는 몹시 수줍고 자신감이 없어서 어느 누구에게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밤 이불 속에서 후회하며 해야 할 말을 외우곤 했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비슷한 상황을 만났다 해도 나는 또 다른 감정과 생각에 휩싸였습니다.

내 앞의 사람이 달라지면 내 생각이 달라지고 감정도 달라졌습니다. 나는 항상 내 반응이 부적절하다는 느낌에 시달렸습니다. 뒤늦게 반응하고 표현했으니까요. 의견이 없어서도 아니고 감정이 없어서도 아니었습니다. 타인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기까지 나는 많은 훈련을 했습니다. 책을 읽고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을 경험하고 실제로 겪기 위해 병원이라는 (가장 다양한 사람이 부대낄 것이라 여겨지는) 공간에 들어가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종합병원이라는 공간은 그 어떤 공간보다 다양하고도 특질적인 인간들을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쓰는 훈련을 하기 시작한 것은 서른다섯 살도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일기를 쓰고 기록을 했을 뿐이었고요. 내 글을 읽을 대상을 상정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일기를 쓰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어떤 방향을 정해서 글을 써 내려간다는 것은 내가 만난 타인과 일어난 사건에 대해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비로소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와 타인들의 먼 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나' 없이도 '타인'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글을 써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사실은 나는 참 많이 놀라고 감동합니다. 자기를 표현할 방법이 엄청나게 많아진 지금 같은 세상에 글을 쓰고 싶어한다니,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다니. 

그 많은 사람들은 글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나처럼 세상이 두렵고 사람이 두려웠던 사람들에게 최소한 자기 말만큼은 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글이든 쓰게 해주고 싶어서 플랫폼 만들었습니다. 

내가 소설을 그렇게나 열심히 쓸 수 있었던 것은 소설은 매번 새롭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뭔가 새로운 것을 해야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서 글쓰기 판 깔아주겠다고 매일 정신없이 바쁜 시간 보냈습니다.

아직 긴 글은 못쓰는 사람들을 위한 공동저자 책쓰기 파트, 글쓰기에 익숙해지신 분들은 단독저자 한 권 쓰기 파트, 소설을 배우고 싶은 분들을 위한 소설작법 파트 등이 있습니다.

향후 더 많은 문인들이 참여하여 시 쓰기, 동화 쓰기, 시나리오 쓰기 등 다양한 클래스들을 런칭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