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희 소설가]소설 쓰는 법 : 퇴고할 때 꼭 점검해야 하는 것들 - 방현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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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법 : 퇴고할 때 꼭 점검해야 하는 것들 - 방현희 소설가

소설을 처음 배우는 분들께 소설 쓰는 법을 가르칠 때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퇴고입니다. 초고를 완성했다고 해서 글쓰기가 끝난 것이 아니죠. 저의 경험으로 볼 때 플롯에 충실한 원고를 써 내려간 뒤 마지막 손질인 퇴고 과정에서 작품의 완성도가 비로소 결정됩니다. 초고를 쓰는 데 열정을 쏟았다면, 이제는 작품을 더 좋게 만드는 정교한 마무리 작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실제로 소설작법클래스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이 퇴고의 중요성이에요. 퇴고를 할 때 저는 보통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 집중합니다. 이 과정들은 제가 소설을 쓰고 다듬으며 체득한 노하우로, 글을 한층 탄탄하고 매끄럽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1. 필요 없는 에피소드 삭제

대부분 처음 소설을 써 내려갈 때는 에피소드를 욕심껏 넣곤 합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서사 전개에 불필요하거나 과한 부분들이 드러나죠. 그래서 퇴고 단계에서는 이런 불필요한 에피소드를 과감하게 삭제하거나 줄여 나갑니다. 저도 초고를 쓸 때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서 이것저것 넣지만, 퇴고할 때는 독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흐름에 방해가 되는 군더더기를 제거하려고 합니다.




2. 내용 전달을 위한 구조 수정

독자에게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글의 모양새, 즉 문장과 문단의 구조를 세심하게 다듬습니다. 글을 처음 쓸 때는 하고 싶은 말을 빠르게 적다 보니 문장이 길어지거나 순서가 뒤죽박죽일 수 있어요. 퇴고 시에는 문단을 나누거나 문장의 순서를 바꾸면서 이야기를 보다 논리적이고 읽기 쉽게 재구성합니다. 저 자신도 글을 가다듬으며 “이 부분은 앞으로 옮겨야 흐름이 자연스럽겠는데?” 하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구조를 조정하면 작품의 전달력이 한층 향상됩니다.




3. 글의 맛을 살리는 표현 수정

문학적 의미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때로는 문장의 순서나 비유를 바꾸어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표현과 순서로 전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받는 인상이 달라지지요. 저는 퇴고 단계에서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며 문장의 완급과 리듬을 체크합니다. 특히 과잉된 수식어를 버립니다. 반복적인 단어나 어휘도 바꾸거나 버립니다. 또한 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면 과감히 교체합니다. 필요하면 사건이나 묘사의 순서를 바꿔서라도 글의 맛과 운율을 살리는 편입니다. 이런 작은 표현의 변주로 소설이 주는 감동과 여운이 훨씬 커진다고 느낍니다.




4. 퇴고할 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리얼리티, 즉 삶의 구체성입니다. 

문학이 삶의 단면을 담되 구체성을 잃지 않으려면 그 삶이 뿌리내리고 있는 터전을 배경에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특히 '이 사람이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는가' 하는 질문은 삶과 밀착된 소설을 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소설은 그 삶의 주인공들이 어떤 경제적 조건 위에서 살고 있는가를 충분히 보여주며 실감나는 서사를 엮어가는 장르기 때문입니다. 백수면 백수로서의 정체성이 있고 단기 계약자면 그로서 정체성이 확보되지요. 정체성이 확보되어야 그의 삶이 핍진하게 그려질 수 있으며 그렇게 확보된 세계가 독자에게 실감을 주고 작가가 건설한 세계에 기꺼이 동참하게 됩니다.




이런 퇴고 과정에 대해서 제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시간을 두고 글을 바라보는 자세입니다. 초고를 완성하고 바로 퇴고에 들어가기보다 잠시 글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좋아요. 저 역시 원고를 하루 이틀 지나 다시 보면 처음엔 보이지 않던 문제점과 개선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거리두기 한 뒤에 위의 네 가지 요소를 점검하면, 글을 더 객관적으로 다듬을 수 있죠.


퇴고는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작업입니다. 처음 글을 쓸 때의 열정 만큼이나 끝까지 다듬고 고치는 끈기가 필요해요.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분명 초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도 공들여 퇴고한 작품이 독자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오래 기억에 남더군요. 그러니 소설을 쓰는 모든 분들께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초고를 다 썼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이제 작품을 빛나게 할 마지막 손질에 정성을 쏟아보세요. 퇴고를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가 한층 더 빛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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